손의 태동

내 이름은 또또. 나이는 3살이다. 지구가 나를 납치했다. 나는 거기서 엄마를 기다리고 있었다. 엄마가 깜빡하고 나를 두고 가서 어쩔 수 없이 내가 그 자리에 가만히 기다리고 있었는데, 지구가 나를 자기 집으로 납치해 갔다. 그리고 여기, 라고 불렀다. 지구와 가족들이 나를 여기라고 불렀지만, 나는 내 원래 이름을 좋아했다. 또또. 엄마가 나를 처음 봤을 ...

몇 백원으로 행복하게 만드는 게 참 쉽더라. 너는 추운 겨울에 고작 500원짜리 코코아로 나를 환히 웃게 만들었잖아. 나는 억울했단 말이야. 헤어지자는 것도 아닌데 잠깐 멀리 가야한다는 말에 내가 울었잖아. 나는 그렇게 아무 힘도 없이 막 울어본 적이 없어. 눈물이 그냥 나왔어. 그냥이라는 거는 무서운 거야. 그냥 너에게 눈이 가고, 혼자 있을 때도 그냥 ...

퇴근길 마다 보이는 그 젊은 부부는 항상 깨끗한 피부를 유지하고 있었다. 팔다리가 모두 깨끗했고, 광대는 빛이 났다. 깨끗하고 단정해 보이는 옷을 입고 있었고, 두 손을 꼭 잡은 채로 잔잔히 웃으며 걸었다. 종종 얘기를 하다 장난을 치는 듯한 제스처와 개구쟁이 미소를 보이기도 했다. 나는 한 여름 밤의 바람같은 그들을 보는 게 좋았다.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

딸이 있는 사람이었다. 은은히 다정했고 웃을 때도 소리 없이 웃었다. 모르는 게 있으면 질문하는 것이 아니라 전임자들의 파일을 보고 스스로 해냈다. 그런 사수가 있어서 좋았다. 따라하기 위해 많이 노력했다. 그러다가 실수라도 하는 날에는 내가 꼭 죄인 같았다. 사수는 내 사과에도 고개를 저으며 괜찮다는 말만 했다. 다시 해보자, 같은 위로는 해주지 않았지만...

30살을 앞둔 여자들의 사랑 얘기가 써보고 싶다

20대 졸업을 앞둔 사람들은 무슨 기분일까? 숫자에 불과하다며 웃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고, 아직 스무 살 때의 자신이 생생하다고 어리벙벙한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어떤 시대에나 있던 불안한 애어른들의 이야기를 써보고 싶다. ref)멜로가 체질 ---- 인물이 4명이면 좋겠다. 한 명(A)은 자유롭고 당당했으면, 한 명(D)은 침착하고 리더십이 있었으면 좋겠...

'사랑도 집착이다.' 라고 주장하며 한 여자의 사랑에 집착하는 남자와 그런 그에게 무서움을 느끼지만 외로움이 항상 이겨버리는 여자의 이야기를 글로 쓰고 싶다. 비련한 여주인공으로 쓰고 싶지 않다. 나같이 조금 평범하지만 살짝 다른 여자 이야기가 좋을 것 같다. 대학교 1학년 예쁘게 꾸미기 시작한 여자, 고등학교 때와 달리 20살이 되니 화장을 해도 눈치 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