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흘렀다. 고여있던 시간이 풀려났다. 그 속에 있던 마음도 옅어졌다.
보이는 모든 게 싫었다 달큰한 냄새조차 싫었다 이마에 닿는 차가운 바람도 싫었다 삶이 싫었다 다가올 내일이 싫었다
언제 죽을지 모르는 게 인생이라면, 영원히 살 것처럼 굴기를 멈출 것이다. 소소한 근심에 인생을 소진하는 것은, 행성이 충돌하는데 안전벨트를 매는 것과 다를 바 없다.
그 동안 많은 일들과 감정이 있었다. 오랜만에 도서관에 왔다. 책태기를 겪고 있었다. 읽히지 않는 책들을 붙잡고 여러 페이지 읽어보다 책을 덮고 도로 가져다 놓는 행동을 반복했다. 아, 책이 안 읽히는 구나 하고 포기하려는 시점에 허지웅이 생각났다. 검색대에서 허지웅 책을 찾아보고 첫 장부터 읽는데, 페이지가 슥슥 넘어갔다. 아예 자리를 잡고 앉아서 쭉 읽...
내 우울은 댐과 같아서 한번 터지면 걷잡을 수가 없다
1. 나는 왜 죽고 싶기도 하고 숨 쉬고 싶기도 할까. 2. 막막하다. 어떻게 살아야할지 생각이 나지 않는다. 당장 내일 어떤 기분으로 어떤 행동을 해야할 지 모르겠다. 3. 머리 속에 수많은 말들이 지나다닌다. 힘 빠지는 말들뿐이다. 4. 타자기 위에 손을 대면 아무 생각이 나지 않는다.
1. 나는 주기적으로 죽고 싶다. 세상이 따갑다. 사람들의 눈빛이 아프고 발길에 채인다. 세상이 따갑다. 밖에 나가기가 무섭다. 사람들의 눈빛이, 목소리가 날카롭다. 2. 큰 실수를 했다. 자괴감이 든다. 자책감에 눌려서 몸이 자꾸 바스라진다. 후회스럽다. 못난 내가 남에게 짐이 된 것이 죽는 이유에 합당하다. 3. 이해받지 못하는 건 당연하다. 근데 자꾸...
그냥 닥치는 게 최고다. 예전 일들을 마치 오늘 일들처럼 후회하고 반성한다. 어떨때는 불현듯 옛날 실수들이 떠올라 심장이 쿵하고 내려 앉기도 한다. 내가 이래서 그 사람이 그랬을까? 라는 생각도 하고 자책하고 스스로를 부끄러워한다. 말실수 하지말 걸. 조용히 있을 걸. 아무리 생각해도 입 닥치고 있는 게 최고다. 갈라진 두 입술을 본드로 붙이고 성대를 붕대...
1. 눈이 뻑뻑한 하루였다. 오늘도 하루가 갔다. 2. 누군가의 하염없는 눈물을 오랜만에 보았다. 가만히 앉아 눈물을 끊임없이 흘리는 그 친구를 보면서 나는 무슨 마음이었얼까. 꺽꺽거리며 폭포처럼 흐르는 눈물이 아닌, 그저 포기한 표정에 흐르는 수많은 눈물 방울들. 나는 무슨 생각을 했던가.
생각이 많으면 삶이 괴롭다는 걸 안다. 그래서 가끔 종아리와 팔 안쪽을 칼로 자르는 상상을 한다. 어젯밤도 창문을 하염없이 바라봤다. 버거운 하루를 견뎌내니 벌써 오월이다.
곧 소프트웨어 지원이 끊기는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다. 구형품이라 제품사 사이트에서 한참을 클릭해야 해당 폰을 찾을 수 있다. 왜인지 차마 바꾸지 못하겠다. 7년 아니면 8년을 사용했을 폰에 정이 들어서 그렇게 못하는 것 같다. 잔정이 많아서 탈이다. 결국 오늘 배떠리만 교체했다. 핸드폰 필름도 같이 교체됐더니 마치 새 것 같다. 이렇게나 멀쩡하고 좋은 핸...
멍울같은 머나먼 과거가 아직도 생각난다. 10년동안 날 괴롭혔던 그 순간순간들이 조금씩 옅어지곤 있어도 바보같이 아직도 아프다. 10년 전 어렸던 내가 너무 안됐어서 아프다. 어린 내가 아팠던 기억. 10년이나 내 심장을 찔렀던 눈빛과 말들. 아직도 아프다. 아직도 아직도. 불쌍한 나. 병신같은 나.
글이 좋다. 읽는 것도 쓰는 것도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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